자 료보 도
배 포 일	2012. 7.30(월) [총 4매 ]
담당부서	홍 보 국
담당이사	홍보이사 이 민 정
담당직원	사원 이 성 완 02)2024-9173

 

사회가 환자를 더 아프게 한다면,

그 또한 치료하는 의료인이 되려합니다.

   

우리는 동네치과의사입니다.

지역사회에서 조그만 개인치과의원을 개설하여 ‘내 이름과 내 명예’를 걸고 지역주민들의 구강건강을 돌보는, 그저 평범한 지역사회 의료인입니다.

비록 작고 소박한 동네치과의원일뿐이지만 엄중한 의료윤리의 바탕위에서 환자 한분 한분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돌보는, 국가 보건체계의 최전방에서 일합니다.

 

오늘 우리는 진료실이 아닌 거리에서 피켓을 들었습니다.

환자의 구강건강을 책임지는 치과의사가 된 후 처음으로 진료실이 아닌 거리에 서서 세상과 낯선 방식의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치과계에는 대형 네트워크 치과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중 몇몇은 정상적인 네트워크가 아닌, 불법 명의대여, 차명 개설, 비의료인의 불법진료, 환자 유인알선 조직 가동 등 차마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의 불법과 편법이 마구잡이로 동원되는 소위 불법네트워크 치과였습니다.

 

그 모든 일들을 지역사회 의료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우리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지만 일개 동네치과의사로서 그저 내가 담당한 환자들에게만 관심과 정성을 쏟으며 내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그뿐이라는 안이한 생각과 더불어 치과계 내부의 부끄러운 문제들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더해져 외면했고 눈감았고 방조하였습니다. 그 외면과 방조가 결국, 의료계에 거대한 괴물 의료기관을 만들어낼 줄을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말입니다.

 

뒤늦게나마 더 이상의 방치는 돌이킬 수 없는 의료윤리의 파괴와 돌이킬 수 없는 의료영리화의 심화와 돌이킬 수 없는 국민건강의 훼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깨달음이 동네치과의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으로 모아져 결국, 작년 봄부터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의료윤리 회복 및 치과계 자정작업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불법네트워크 치과가 협회의 구인구직사이트를 통해 치과의사를 모집해 불법 명의대여 의료기관을 개설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해서 구인구직사이트 이용 시 의료법취지에 맞는 보다 엄정한 규정을 적용해야했고, 불법 네트워크 치과가 환자 보철물에 금지된 발암물질을 사용한다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접하고는 놀란 국민들께 사과하고 정확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천명했으며, 또한 불법네트워크 치과가 환자 1인당 만원의 인센티브로 환자를 유인 알선하는 조직을 꾸리고 돈 상자를 뿌려가며 유인한 환자에게는 무면허진료, 과잉진료를 일삼는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이를 규탄하고 바로잡고자 하였습니다.

 

그것이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불법네트워크 치과에 적용한 치과계 자정작업의 진실입니다.

동시에 그것은 일선 현장에서 유사 영리병원 형태의 불법네트워크 의료기관들이 저지르는 의료윤리의 파괴와 의료질서 혼란을 막고자 한 동네치과의사들의 소망의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 5월 8일, 대한민국의 경제정의를 수호하는 국가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이 같은 노력에, “불공정 행위”라는 낙인을 찍었습니다. 사업자단체에 대해선 역대 최고 금액이라는 5억원의 과징금도 부과하였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매우 부당하고 부적절하며 정의롭지 못한 결정입니다.

 

첫째, 의료를 단순한 상품으로 밖에 보지 못한 무지의 소산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존재 의의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경제정의’ 수호일 것입니다.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경제정의를 침해하는 모든 시도를 막아 사회의 공익을 증진하고 발전을 도모함일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 사회에는 시장질서의 논리를 뛰어넘는 더 고귀한 가치가 있습니다. 바로 생명과 인권 등 인간의 존엄성 대한 가치입니다. 더구나 의료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등 단순 시장의 논리조차 적용되지 않습니다. 정부 내 경제부처가 적극 추진하고자 하는 영리병원 허용 정책이 국민과 국회의 반대로 아직까지 시행되지 못한 까닭은, 우리 국민이 경쟁과 시장논리를 몰라서가 아니라 단순한 경제논리를 넘어선 그 어떤 존엄한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열망의 결과임을 공정위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협회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유디 치과의 사업을 방해했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습니다.

 

유디 치과는 한사람의 오너가 120여개에 이르는 치과를 차명으로 소유하고 한해 매출액이 수천억 원에 이르는 대기업 유사집단으로서 의료법을 위반하고 의료윤리를 해치는 그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하면 국내 최고의 변호사들을 고용해 협회, 언론사, 시민단체, 동네치과의사 개개인에게까지 소송을 남발하고 특급 호텔에서 기자들을 모아 회견을 하곤 합니다. 동네치과의사들의 연합체로서 성금을 모아 의료윤리 회복 및 치과계 자정작업을 하는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비교해 볼 때 경제 논리로도 이미 누가 우월적 지위에 있는 골리앗인지 분명할 것입니다.

 

셋째, 공정위가 제시한 증거들이 매우 부실하며 심지어 조작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의료의 공공성과 특수성에 대한 무지를 감안하더라도 불충분한 근거를 토대로 내려진 결정은 그 누구도 수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나라의 경제정의를 책임진 국가기관으로서 오직 의료윤리가 바로서기만을 바랬던 동네치과의사들의 명예를 손상했고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국민들께는 큰 혼란을 드렸습니다.

 

공정위 결정의 이 같은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지난 60여 일간 우리는 거리에 섰습니다.

의료인의 일이라곤 예상치 못했던 거리의 일인시위를 해왔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에도, 따가운 뙤약볕이 쏟아지는 날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전국 곳곳에서 동네치과의사들이 거리에 섰습니다.

 

이 진정성과 이 열망을 똑바로 보아주십시오. 혹시 전문직의 이기주의일 뿐이라며 단순히 오해했다면 선입견을 잠시 내려놓고 다시 보아주십시오.

   

우리는 의료인입니다. 사회가 환자를 더 아프게 한다면, 그 또한 치료하는 의료인이 되려합니다. 우리는 의료인으로서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의료윤리를 바로 세우고 국민건강을 수호하는 일에 매진해왔으며 앞으로 어떠한 난관이 닥친다 해도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따라서 2012년 5월 8일, 공정위가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내린 결정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하며 관계자의 문책이 있어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사과와 철저한 재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제 8월이면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지지 속에 통과된 의료법 개정안이 발효됩니다. 의료법의 1인 1개소 규정을 강화해 불법 명의대여 의료기관을 근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열망을 담은 입법부의 개정입법 취지를, 행정부와 사법부가 잘 이어받아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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