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병균 등의 침입을 받을 때 염증을 유발시키는 사이토카인을 만들어 면역기능을 극대화하여 스스로를 보호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몸을 보호하려는 사이토카인도, 너무 많거나 제어되지 않고 계속 생산된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급성기에는 심각한 폐부종이나 쇼크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으며, 오랜 시간 지속될 시에는 자가면역 질환 등 만성 염증성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신종플루, 유행성 독감 등의 급성 질환이 면역 기능이 좋은 젊은 사람에게 더 치사율이 높은 것은, 바이러스 자체보다는 과도한 사이토카인 분비로 인한 급격한 폐부종이 그 원인이 된다. 또한 면역 기능이 약해 사이토카인 분비가 너무 적다면 병균 등의 급속한 증식이 일어나고 패혈증이나 쇼크, 2차 감염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 해당된다. 신종플루 이전에도 그랬고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계절성 독감으로 젊은 남자가 바이러스성 폐렴에 걸리면, 불과 며칠만에 사망하는 예가 드물지 않다. 이렇게 중요한 면역 기능을 중앙 통제하는 기관은 뇌에 있다. 뇌에서 신경이 직접 나와 여러 장기와 직접 연결되는데, 이것이 바로 10번째 뇌신경인 미주신경이다. 이러한 미주신경은 인후, 심장, 폐, 식도, 위, 소장, 대장, 간, 췌장, 비장 등 우리 체부 내의 거의 모든 장기에 분포하여 이들의 생생한 정보를 뇌에 직접 전달하고, 뇌는 이에 대처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관련된 장기를 자극하는 신경전달 물질을 내보낸다. 또한 면역세포인 백혈구에 속하는 과립구나 임파구는 특별한 수용체가 있어 뇌로부터 신호를 받아 활성화되며 그 숫자도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미주신경은 90%가 각 장기에서 뇌로 정보가 올라가는 신경이며, 단지 10%만이 뇌에서 각 장기로 정보가 내려오는 신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에 배가 고프거나 약간의 탈수증만 있어도 우리의 뇌(마음)는 기쁠 수가 없다. 더욱이나 만성 질환, 암 등 어려운 질환과 투병하는 사람은 더욱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생각된다.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들의 고통을 먼저 헤아릴 수 있어야겠다. 또한 반대로 불안과 고통, 분노의 마음으로 휩싸여 있다면, 이는 각 장기에 영향을 미쳐 소화불량, 변비, 배아픔, 흉통, 두근거림, 혈액 순환 장애, 면역 기능 저하 등 여러 가지 질환이나 증상을 초래한다. 우리의 몸(장기)과 마음(뇌)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 작용한다. 신체 내부의 사이토카인 등 염증 반응이 많아지면, 해당 장기의 뇌신경인 제10 뇌신경이 이를 감지하고 이 정보를 뇌에 보내며, 뇌는 염증이 너무 과도하게 되지 않도록 호르몬이나 신경물질 들을 조절하고 면역기능을 조율하게 된다. 이때 뇌신경이 염증성 반응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암조직에도 사이토카인과 백혈구 등 면역 세포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많은 연구에서 염증 유발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강력한 암 촉진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이 되기 전 세포를 암세포로 바꾸고, 암을 성장시키며, 암조직으로의 혈관을 생성시키며, 악성 종양의 원격 전이를 촉진시킨다. 그러므로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 암치료에도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다. 면역체계와 중추신경인 뇌와는 쌍방향의 소통이 이루어지며, 이는 암을 포함한 모든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절대적이라 할수 있다. 몸과 마음이 원래 하나이며 상호 작용한다는 것을 잘 알고 이를 치료에 잘 적용한다면 암과 연관된 염증 유발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조절함으로 암의 발생과 진행·성장을 제어할 수 있으며, 다른 급성 및 만성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