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평우 목사 제공

유럽목회연구원(원장 한평우 목사)이 4월 4~9일 독일 베를린비전교회(담임 김현배 목사)에서 '제23회 유럽 목회자 세미나'를 "내 손에서 하나가 되리라"(겔 37:15-23)는 주제로 개최했다. 평화적 통일을 이룬 독일의 베를린에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유럽 목회자들의 영성 회복을 위해 열린 이 세미나에는, 한국·미국·네팔·헝가리·우크라이나·이탈리아·폴란드·영국·덴마크·프랑스·아랍에미리트·독일 등 12개국 80여 명의 목회자와 사모들이 참석하여 큰 은혜를 받았다.

첫날 개회예배에서 한평우 목사(로마 한인교회)는 '내 손에서 하나가 되리라'(겔 37:15-23)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유다는 나뉜 지 250여 년이 흘렀다. 아무도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내 손에서 하나가 된다고 선언하셨다. 하나가 되는 것은 하나님의 비전이었다. 우리 조국이 분단된 지 66년이 되었다. 유다가 분단된 것도 우리가 분단된 것도 죄 때문이다. 우리는 이 부분을 회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평화적 통일을 이룬 현장 베를린에서 다시 한 번 통일을 향한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통일의 힘을 가지고 온 세계를 향한 선교를 이루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은선 목사(베를린 선교교회, 코스테 대표)는 "독일 통일에 있어서 교회의 역할과 한국교회의 준비"(행 13:1-3)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한 목사는 "독일 통일은 빌리브란트의 동방정책과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글라스노스트 곧 개혁·개방 정책이 맞물리면서 냉전시대가 막을 내리려던 찰나에, 헬무트 콜 수상의 통일에 대한 진정성이 통한 면이 강하다. 그러나 통일은 실수(?)에서 비롯됐다. 동독 중앙위원회 공보원인 균터 샤보브스키가 기자회견에서 "언제부터 개방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지침을 잘 알지 못해 'sofort(즉시)'라고 답한 것이 계기가 되어 장벽은 무너져 내렸다. 통일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말이 그래서 맞다. 그래서 남북통일의 방법은 기도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수 목사(아부다비 한인교회)는 '우리는 무익한 종입니다'(눅 17:5-10)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박 목사는 "35년간 아부다비 사역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이다. 김 선교사 부부는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치고 사역지로 가던 중에 교통사고로 주님의 품에 안겼고, 강 선교사는 19년 사역의 모든 것을 빼앗기고 강제 추방당했다. 또한 임 선교사는 북한에 억류돼 있고, 나 선교사는 권총 강도를 만나 죽을 뻔했다. 왜 하나님께서는 주님의 명령을 따라 사역하는 선교사들을 지켜 주시지 않는가 원망을 하다가, 본문 '너희는 무익한 종'에 대해 묵상했다. 종은 불평해도 안 되고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종입니다. 그것도 무익한 종입니다.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이 말씀을 붙들고 사역하다 은퇴할 것"이라고 전했다.

둘째 날 천환 목사(인천 예일교회)는 "목회 현장 점검"(딤전 1:1-20)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바울(행 19-20장)과 디모데(딤전·후), 사도 요한(계2장)으로 이어지는 에베소교회 영적 분위기에 대해 설명하고, 교회 세속화를 막아내기 위해 사역의 초점을 복음의 본질에 두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목회는 기능이나 방법이 아닌 자기 정체성과 복음의 체험과 사명, 경건의 능력으로 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부흥은 사람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임을 역설했다. 교회의 진정한 부흥을 원한다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에 맞춰야 한다. 교회의 두 방향은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과 거룩을 회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한 목자로서 생명을 내어놓는, 주님을 본받는 부성 있는 목회자로 새롭게 시작하자"고 했다.

둘째 날 저녁 집회에서 김영복 목사(의정부 사랑과평화의교회)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시 16:4)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그는 "한국교회에 미신적·불교적·무속적·토속적 단어와 색채가 깊이 침투해 있다. 이를테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란 말은 순수한 불교적 용어로, '죽은 자를 염라대왕께서 선처하시어 좋은 곳, 즉 극락으로 가게 해 달라'는 말이다. 이것을 모른 채 많은 교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목회자들도 무심코 미신적인 사상에 휘말리고 있다. 목회자들은 지적이고 성경적인 단어를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박재신 목사(전주 양정교회)는 "생존에서 사명으로"(딤후 2:9-13)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그는 "우리는 생존을 위해 살 것이냐 생명을 살 것이냐가 중요하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생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죽기 위해 살면 사명 따라 사는 것이다. 교회의 사명은 두 가지다. 내적 사명은 화목이다. 부흥·선교·사역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화목이다. 외적 사명은 선교다. 선교는 교회의 귀중한 인적·물질 자원을 가지고 삶으로 보여 주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선교는 선교지이며 선교 사역이었다. 이제 제3의 선교는 자기 선교다. 순교자여야 한다. 오늘날 예수님을 섬기는 자는 많으나 따르는 자는 적다. 참된 예수를 삶으로 보여 주는 사역자들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성찬예식에서 김철봉 목사(부산 사직동교회)는 "내 목회의 만선"(눅 5:1-10)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그는 "사람들은 만선을 기대하면서 제사를 지낸다. 그러나 만선은 쉽지 않다. 배가 침몰하거나 사람이 죽는 사고도 나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잘못된 사상을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는 오직 주님의 말씀에만 순종해야 한다. 그때 만선의 기회가 온다. 어떤 모임이 있을 때 참석하고, 모든 것을 협력하고 함께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만선이 온다. 함께하여 만선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지금은 은혜받을 만한 때"라고 전했다.

▲루터가 개혁에 대한 토론을 나누던 탁자. ⓒ한평우 목사

참가자들은 기념촬영을 하고 강사들에게 감사패를 전하면서 2박 3일의 세미나를 마쳤다. 그 후 EMI 목회자 일행은 베를린 장벽, 브란덴부르크 문, 유대인 추모비를 탐방했다. 곧바로 루터의 종교개혁지인 비텐베르크, 종교개혁사 박물관, 아이슬레벤의 루터 생가, 사가, 에르푸르트의 스토테른하임, 어거스틴 수도원, 아이제나흐의 바르크부르크 루터 스투베, 그리고 헤룬후트에 있는 모라비안 교도 및 진젠도르프 경건주의 부흥의 땅을 둘러보며 선교의 의지를 다졌다. 제24회 EMI 세미나는 2017년 4월 24일(월)부터 30일(토) 까지 지중해에 위치한 몰타(멜리데, 행 28:1)에서 열릴 예정이다.